검색 전체메뉴

공지사항

[2019년 신년사]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2018.12.31 1,088

[2019년 신년사]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향기

 

우연한 기회에 흥미로운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20여 년 전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었는데, 꽃을 자주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훨씬 적다는 것입니다. 꽃 단지가 있는 지역이나 꽃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 중에는 범죄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한 주장이었습니다.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가 사람의 심성을 부드럽고 넉넉하게 만들어서 범죄를 막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도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울 수 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이 신부님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도원에 입회하여 사제가 된 후 2001년부터 아프리카에서 선교를 시작합니다. 수단 남부 지역 톤즈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의료, 교육 사업을 펼치다가 2010년 1월에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남을 보살피다가 정작 자신의 건강을 미처 살피지 못한 때문이었습니다.

2010년 9월에 이 신부님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 마, 톤즈’가 제작되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한 남자의 이야기다.”라는 말로 시작된 영화에서 이 신부님은 이런 고백을 합니다.


“신부가 아니어도 의술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데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아프리카까지 갔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내 삶에 영향을 준 아름다운 향기가 있다.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
어릴 때 집 근처 고아원에서 본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적인 삶,
마지막으로 10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어머니의 고귀한 삶,
이것이 내 마음을 움직인 아름다운 향기다.”



2019년에는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태석 신부님처럼 진한 향기를 뿜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은은한 향기를 내도록 노력해 봅시다. 부드러운 말이나 따뜻한 미소, 격려의 눈길은 잔잔한 향기가 되어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고, 지친 마음에 힘을 주며, 상처받은 마음을 아물게 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향기가 우리 기관 도처에서 피어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1월 1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